갈애가 자꾸 되돌아올 때

질문: 며칠 전 크리스마스에 꼭 사려고 했던 딸기케이크를 결국 사지 못했습니다. 그런데 그 이후로도 계속 그 생각이 떠올랐습니다. 다른 곳에서 파는지 검색해 보고, 집에서 만드는 방법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. 이렇게 반복되는 생각이 식탐에 불을 확 지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. 탐심이라고 알아차리기는 했지만, 사라졌던 탐심이 자꾸 다시 일어났고, 마치 식탐에 지배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.

답: 아주 정확하게 관찰하셨습니다. 이것은 탐·진·치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. 탐심을 한 번 알아차렸다고 해서 즉시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. 조건이 남아 있으면 탐심은 여러 번 반복해서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.

중요한 점은 이것이 의지가 약해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. 딸기케이크에 대한 기억, 기대, 느낌이라는 조건들이 맞물리면서 탐심이라는 반응이 자동으로 일어난 것입니다. 이때 느껴지는 “식탐에 지배당하는 것 같은 느낌”은 원인과 조건에 따라 반응이 일어나고 있음을 관찰하는 계기가 됩니다.

따라서 수행의 핵심은 왜 이렇게 자꾸 일어나는지를 자책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. 탐심이 일어날 때마다 그것을 분명히 알아차리고, 더 이상 따라가지 않고 놓아버리는 것을 반복하는 데 있습니다. 탐심이 여러 번 다시 일어나더라도, 그때마다 알아차림이 작동하고 발전시키지 않는다면 그 흐름은 점차 힘을 잃게 됩니다.

이 과정 자체가 탐·진·치가 ‘나’가 아니라, 원인과 조건에 따라 일어나는 반응의 흐름임을 체험적으로 이해하게 해 줍니다. 이렇게 수행자는 탐심을 통해서도 무아의 성질을 배우게 됩니다.

Previous
Previous

아름다움을 붙잡지 않고 감상하기

Next
Next

자신 안의 삼독을 알아차리기